요즘 내 몸은, 내가 아닌 누군가가 들어와 사는 것 같다. 이마 위로 갑자기 땀이 솟고, 아무 일도 없었는데 심장이 혼자 바쁘게 뛴다. 마치 집안일이 너무 많다고 항의라도 하는 것처럼. 나는 가끔, 전기장판이 켜진 줄 알고 이불을 들추지만 꺼져 있다. 몸에서 나는 불덩이 같다.아침은 늘 전쟁이다. 아들 도시락 싸다가 국이 넘치면 괜히 국자에 짜증을 낸다. 국자가 뭘 어쨌다고. 남편이 “또 더워?” 하고 묻는 순간, 나는 괜히 “그 말 좀 그만해!” 하고 쏘아붙인다. 그리고 곧바로 미안해진다. 내가 나를 감당 못 하는 순간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온다.거울 앞에 서면 낯선 여자와 마주친다. 눈 밑에는 얇은 주름이 숨어 있고, 볼살은 예전보다 느슨하다. 화장은 점점 짙어지는데, 가려지는 건 없다. 어느 날..